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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썸머 2024

문학n천국 2024. 9. 18. 11:38

          < 굿바이, 썸머 2024 >

                                                  김상용목사

수 개월을 폭염(暴炎)의 포로(captive)로 살았다
폭염은 내 몸 안에 있는 모든 수분(moisture)을
땀(sweat)으로 배출시켜 버렸다

빨래줄엔 언제나 세탁된 옷들이
대롱대롱 매달렸다
마치 교수형(絞首刑)을 당하는 죄수들 마냥...

에어컨도 지치는지 냉풍(冷風)이 아닌
조금 애매한 바람을 내놓는다
이렇듯 온 세상이 탈진(脫盡)할 무렵
슬며시 더위를 데려가는 하늘을 본다

진작에 그럴것이지
그러나 이미 늦었다
이미 내 안의 모든 기(氣)를 빨렸다

다시 뛰기 위해 출발선에 선다
새 마음으로 앞을 바라본다
긴 호흡을 연습해 본다

가을, 반갑지만...
정(情) 붙일 시간도 없이 곧장 떠나버리곤 했다
그리고 또 겨울이다
앞으로 몇 번의 겨울이 내게 남아있을까?
겸손히 주께 묻는다

그리고
오는 시간 앞에 감사하고
가는 시간 앞에 겸손하기를
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