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보름달
김상용목사
오늘밤 대 보름달이 뜬다고 한다
다른 보름달 보다 더 크단다
보고 있자니 정말 크긴 크다
저 달은 이 밤에 누굴 위해 등장하는가
설마 나를 위해...
좀 교만한 마음인 것 같다
그럼 모든 이들을 위해...
지금 이 시각 지구 반대편 사람들은
쏟아지는 햇빛 아래 있다
그럼 저 달은 무슨 의미일까
빛 그 이상의 의미일 수도 있지 싶다
낮 동안에
상처입은 마음,
괴로웠던 순간들,
내 부끄러운 허물을
흑색과 주황색과 밤안개로
모자이크 해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 일은 잊고 내일은 더 잘하라고...
산 중턱에서 올려다 보는 보름달에
내 마음이 참 거시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