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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항해다

문학n천국 2024. 11. 27. 07:19

김상용목사의 인생에세이
{ 한 문장으로 하루를 살아가기 (Live with one sentence a day) }

(51) 인생은 항해(Sailing)이다

알프레드 디 수자(Alfred D'Souza) 작가는, 6세 때 소아마비를 앓았고, 18세 때 열차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8차례의 척추수술을 했고, 다리를 절단해야만 했다. 고통을 없애기 위해 모르핀 중독과 평생을 싸웠고, 결국 4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어느 누구보다 힘든 삶을 살며 인생을 묵상한 그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시를 남긴다.

"춤추라,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지 않는 것처럼
일하라, 돈 따윈 필요 없는 것처럼
살라, 오늘이 살아갈 마지막 날인 것처럼"  

또한 그가 쓴 < 행복 >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오랫동안 나는 이제 곧 진정한 인생이 시작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내 앞에는 언제나 온갖 방해물들과 급하게 해치워야 할 사소한 일들이 있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일과 갚아야 할 빚이 있었다. 이런 것들을 모두 끝내고 나면 진정한 삶이 펼쳐질 것이라고 나는 믿었다. 그러나 결국 나는 알게 되었다. 그런 방해물들과 사소한 일들이 바로 내 삶이었다는 것을..."

그렇다. 알프레드 디 수자가 깨달은 것처럼 인생은 뭐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게 아니다. 그저 오늘이 있을 뿐이다. 그 오늘은 어제였고, 또 내일이 된다. 오늘 행복하지 않은 것은 어제 행복하지 않은 것이고,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부디 오늘 행복해지자. 오늘 행복하기를 선언하자.

나의 어린시절, 그러니까 중고등학생 무렵 난 음악을 무척 좋아했다. 아마 시골 벽촌(僻村)이 아닌 도시에서 성장했다면 음악하는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팝(pop song) 등 여러 음악에 심취해 있었는데 그 중에 좋아했던 노래 가운데 하나가 로드 스튜어트의 세일링(sailing)이다. 슬픈 운율(meter)의 곡이지만 왠지 좋았다.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 1945~)는 한국 장로교회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가 부른 Sailing(세일링)은 신앙의 여정을 그린 곡으로 알려져 있다.

< Sailing (항해) -   Rod Stewart >
 
" I am sailing I am sailing
Home again across the sea
I am sailing stormy waters
To be near you to be free

(나는 바다를 항해하지
저 바다 건너 내 집으로 돌아가지
거친 바다를 해치며 나아가지
당신 곁으로 자유를 위하여)

I am flying I am flying
Like a bird 'cross the sky
I am flying passing high clouds
To be near you to be free

(난 하늘을 날고 있어
창공을 가르는 새처럼
아득한 구름들을 헤치며 날아가지
당신 곁으로 자유를 위하여)
......
We are sailing we are sailing
Home again 'cross the sea
We are sailing stormy waters
To be near you to be free

(우린 바다를 항해하지
저 바다 건너 집으로 돌아가는 거야
거친 바다를 해치며 나아가지
당신 곁으로 자유를 위하여)

Oh Lord to be near you to be free
Oh Lord to be near you to be free

(오 신이여 당신 곁을 향하여 자유를 향하여
오 신이여 당신 곁을 향하여 자유를 향하여) "

인생은 긴 항해 여정이다. 중도에 좌초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나의 나이듦이 도태(elimination)가 아닌 경쟁력이 되게 해야 한다. 점점 외곽으로 밀려나는 인생이 되어선 안된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날까지는 세상의 중심에 서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다.

에세이 <나는 무질서한 것이 좋다>의 저자 이탈리아 작가 루치아노 데 크레센초(Luciano De Crescenzo)는 말했다. 
"세계를 바꾸겠다는 의지로 인생은 시작된다. 그러나 고작 TV채널을 바꾸는 것으로 인생은 끝이 난다"

그렇다. 늘그막에 리모컨 쥐는 건 성공이 아니다. 마지막까지 뜨겁게 사랑하고, 뜨겁게 노래하고, 뜨겁게 살아내야 한다. 개인적으로 삶은 조금은 과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뜨뜻미지근한(tepid) 열정으로 무엇을 해낼 수 있겠는가?

바람이 유일한 동력원(動力源,energy source)인 요트(yacht)가 변화무쌍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순항할 수 있는 것은 바람의 정도에 따라 빠르게 돛을 펴고 접고, 바람의 종류에 따라 선체 무게중심과 각도를 잡는 방법을 통해 역풍을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요트는 순풍이 아닌 역풍을 받았을 때 빠른 속도로 항해할 수 있다. 비행기 날개에 작용하는 양력(lift)이 요트의 삼각돛에도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새찬송가 373장 < 고요한 바다로 >의 가사 일부이다.
" 큰 물결 일어나 나 쉬지 못하나 이 풍랑으로 인하여 더 빨리 갑니다 "

그렇다. 우리 앞을 막아서는 인생의 풍랑은 장애물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우리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한다. 마치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則生 必生則死)"는 이순신 장군의 말처럼 삶의 역설인 것이다.

애굽(이집트)을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 군대가 추격해 왔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막에 갇혀 버렸다. 앞에는 홍해바다가 가로막고 있고, 뒤엔 무장한 애굽 군대가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꼼짝없이 죽게 되었다. 하늘로 솟아버리거나 땅으로 꺼지지 않는 한 생존확률 제로이다. 끝이다(The end).

하지만 사방으로 폐쇄된 그 상황으로인해 오히려 하나님은 전무후무(前無後無)한 기적을 행하실 기회를 갖게 되셨다. 깊은 홍해바다를 가르신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홍해바다를 마른 땅으로 건넜다. 가장 쉬운 길이 열린 것이다.

인생은 항해다. 때론 바다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한 우리에게 좌절은 없다. 승리의 개가(凱歌)만을 부르게 하실 것이다. 인생의 역풍에도 오히려 전진하는 삶이 되게 하실 것이다. 그런고로 인생의 역풍 앞에 두려워하지 말자.

(출애굽기 14:21-22)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밀매 여호와께서 큰 동풍이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 바다가 마른 땅이 된지라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를 육지로 걸어가고 물은 그들의 좌우에 벽이 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