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64]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21:12-17)
에수님의 생애 마지막 한 주간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주일에 예루살렘에 입성하셨다. 호산나를 외치는 군중들의 환영이 있었다. 월요일에는 성전을 깨끗이 하셨다.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쫓으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의 의자를 엎으시며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고 선포하셨다. 화요일에는 과부의 두 렙돈의 헌금을 보시고 칭찬하셨다. 수요일에는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님을 위해 향유 옥합을 깨뜨린 사건이 있었다. 목요일에는 제자들과 유월절 최후의 만찬을 하시고 세족식을 하셨다. 금요일에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고, 주일 아침 부활하셨다.
본문은 월요일에 있었던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셨다. 성전 안에서는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당시 예루살렘 감람산에는 순례객들을 위해 희생 제물과 포도주, 기름, 소금 등을 파는 시장이 있었다. 특히 절기 기간에는 더 성대하게 열렸다고 한다. 이 시장의 운영은 산해드린이 주관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성전 뜰 안에 까지 제물시장이 생겼는데 가야바 대제사장이 주후 30년 경에 이권을 노리고 허락한 것이라고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전에 가서 희생제물을 바치며 예배하는 것을 매우 귀한 특권으로 여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절기가 되면 성전에 와서 제사도 드리고 장사해서 이득을 남기려는 자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본문에 예수님께서 분노하시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다. 하나님의 성전에서 장사를 하겠다는 발상부터가 잘못인 것이다.
예수님은 장사하는 자들을 다 내쫓으시고, 성전이 강도의 소굴이 되었다며 탄식하셨다.
(21:13) '그들에게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드는도다 하시니라'
같은 내용을 기록한 병행본문인 막 11:16절에는 '아무나 물건을 가지고 성전 안으로 지나다님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라고 기록하고 있다. 성전 안에서 발견되어야 하는 모습은 경건이기 때문이다. 옛날 우리 궁궐에서는 내시들과 시녀들이 까치발로 움직였다. 걸음 하나까지 신중했다. 그런데 하나님의 성전에서 사람들의 흥정하는 소리와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합당하겠는가?
기도하는 집과 강도의 소굴은 당시 예루살렘 성전이 동전의 양면과 같은 모습이었음을 보여준다. 예루살렘 성전은 수많은 순례객들의 기도와 헌신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장사해서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요란함이 교차되었던 것이다.
예수님의 인생의 시간이 채 닷새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성전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겠다는 주님의 열심을 우리는 보아야 한다. 성전을 출입하는 사람들을 성도라 부른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중의 일부는 강도라고 평가하고 계시는 것이다.
우리는 성도인가? 강도인가? 하나님을 높이고 영화롭게 하기 위한 삶이라면 우리는 성도인게 분명하다. 그런데 내 삶의 어떤 부분을 충족하는 것이 우선이라면 강도일 수도 있다. 혹은 성도이면서 강도인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일명 거룩한 강도이다.
예전에 우스개 말로 며느리는 큰 도둑, 시집 간 딸은 예쁜 도둑, 손주들은 떼강도라고 했다. 집에 오면 뭔가 가져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회에서 뭔가 얻어가기 위해 신앙생활 하는게 아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목적이다.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다 쫓겨나자 맹인과 다리 저는 자들이 예수님께 나아왔다. 이것이 성전 본래의 기능이 아닐까? 예수님은 이들을 고쳐주셨다. 그리고 이뿐 아니라 예수님을 찬양하는 어린이들의 찬미도 있었다.
(21:14-16) '맹인과 저는 자들이 성전에서 예수께 나아오매 고쳐주시니.... 또 성전에서 소리 질러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하는 어린이들을 보고 노하여 예수께 말하되 그들이 하는 말을 듣느냐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렇다 어린 아기와 젖먹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찬미를 온전하게 하셨나이다 함을 너희가 읽어 본 일이 없느냐 하시고'
강도의 소굴이던 성전이 회복되면 그 안에는 치유와 위로와 찬양이 넘치게 된다. 오늘 우리의 교회들도 예배가 회복되면 치유와 위로와 찬양이 넘치게 되지 않을까? 이런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